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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리뷰) 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아라가키 유이, 호시노 겐

eys 2023. 8. 10. 17:00

일본을 강타했던 일드인데 다소 늦은 최근에야 보게 되었다. 원작인 만화는 네이버 시리즈에서 우연히 봐서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보면서 내용이 상당히 특이하다고는 생각했었음) 그 만화가 드라마로, 그것도 아라가키 유이 주연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찾아봐도 어디에도 없어서 유튜브 짤만 보다가 도라마코리아(앱)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걸 알고 설치해서 보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넷플릭스에 올라왔다(진작 올라왔음 좋았잖아.. 이상하게 넷플에는 재밌는 일드는 잘 안 올라온다). 올라온날 끝까지 다 봐버림.

 

내용은 파견사원으로 일하다가 계약만료로 백수가 된 미쿠리(아라가키 유이)가 아버지의 소개로 알게 된 히로마사(호시노겐)의 집 청소를 알바로 하게 되는데, 갑자기 얘기가 급 진전되어 두 사람은 주변에는 결혼했다고 말하고 같이 살지만, 실상은 미쿠리가 히로마사의 가사대행을 전부 맡아하는 대신 월급을 받기로 하는 형태의 계약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즉, 여성의 가사노동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상당한 가치가 있다는 점에 착안, 미쿠리는 월급을 받아서 좋고 히로마사는 어차피 독신남으로 결정한 인생이니 가사일 신경쓰지않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어 좋으니 서로 상부상조 하는 차원에서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만화, 드라마니까 가능한 이야기지 사실 미쿠리의 계약결혼 제안에 히로마사가 너무 쉽게 응한 것이 아닌가 싶어 좀 황당했다. 어쨌든 외부에는 동거도 아닌 결혼한 셈이 되는 건데 그럴만한 충분한 동기가 될까? 라는 의문이 생기더라는.

 

아무튼 꽁냥꽁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정말정말 귀여웠다. 아라가키 유이의 미소가 아름다는 것은 이미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라 예상하고 보았는데, 호시노겐의 경우 처음에는 별로 호감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쏠 너드남 느낌을 너무너무 잘 살려서 보면서 깜짝 놀랐다. 두 사람의 케미가 굉장히 좋아서 드라마가 잘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기획이나 연출도 좋았다고 생각된다. 중간중간에 패러디 장면도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미쿠리가 예전 남자친구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사용한 에반게리온 패러디 장면을 보고 엄청나게 웃었다(에바를 아는 사람이라면 웃을 수밖에 없는 장치였다고 생각함). 일본 문화에 밝은 사람이라면 그 밖에도 즐길 수 있는 패러디가 많았을 것이다. 

 

다소 신선한 소재를 유쾌하게 그려낸 드라마라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엔딩테마(코이)와 출연진이 함께하는 댄스는 빨리 감기 없이 매번 다시 볼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노래와 댄스가 일본 내에서 연령불문 모든 사람이 알 정도로 대히트했다고 하던데 역시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처음에는 호시노겐이 만든 노래인지 모르고 각키와 비교했을때 훨씬 진지하게 댄스하는게 어딘가 웃기다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이 분이 원래 본인 노래 댄스에 좀 진심이라고 함. 어쨌든 이 드라마 엔딩에 댄스장면을 넣은 것은 신의한수 였다고 본다.